이번 주 묵상 본문 - 삼하 1:17 - 4:12
다윗은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하며 애가를 지어 유다 족속에게 가르쳐 부르게 한다. 다윗에게 그들의 죽음은 왕위 경쟁자가 사라진 기쁜 소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름부음 받은 자의 죽음이요 두 용사의 죽음이며, 이스라엘 민족 전체의 아픔이었다. 다윗은 누군가의 아픈 현실을 자신의 기쁨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울러 그는 정치적 경쟁자가 사라진 시점에 군대 모집이나 전략 수립이 아니라 가장 먼저 하나님께 묻는 일부터 시작한다(2:1). 하나님은 그를 헤브론으로 가게 하시고, 다윗은 유다의 왕이 되어 나머지 열한 지파의 인정을 받을 때를 기다린다.
사울이 죽었다고 끝이 아니었다. 사울의 군대장관 아브넬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왕으로 세워 다윗 왕권과 싸우게 된다. 전쟁은 다윗의 승리로 끝났지만, 다윗의 충성스런 용사 아사헬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다가 목숨을 잃고 만다. 전쟁은 계속되지만, 사울의 집은 점점 약해져가고 다윗의 집은 점점 강해져 간다(3:1). 더디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그침없이 지속된다. 문제는, 하나님의 역사를 신뢰하지 않는 인간들의 욕망이다. 사울가에서는 아브넬이 이스보셋의 권세를 넘어서며 다윗과 정치적 거래를 시도한다. 다윗 역시 아브넬의 힘을 빌리고 사울의 딸인 미갈을 되찾아 오며 정권의 적법성을 확보하려 한다. 점점 강하여질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다윗과 아브넬의 협상이 성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요압은 이에 항의하며 자신의 동생을 죽인 아브넬에 대한 사적 복수를 시도한다. 결국 아브넬은 요압에 의해 살해되고, 다윗은 크게 슬퍼하며 아브넬을 위한 성대한 장례를 치룬다. 아울러 그의 죽음에 대해 다윗과 그의 나라가 결백함을 선언하고 아브넬을 죽인 이들을 저주한다. 요압은 실제로는 그의 주인을 위해 충성하는 듯 하였으나, 개인의 원한에 사로잡혀 일을 그르친 자였다.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하나님의 나라보다 개인의 감정과 이익에 치우치지 않는지 돌아보자.
아브넬의 죽음 소식을 들은 이스보셋은 크게 낙심하고 용기를 잃는다. 아브넬 없는 이스보셋은 아무 것도 아니었고, 결국 레갑과 바아나에게 암살당한다. 이스보셋을 죽인 두 사람은 다윗의 칭찬을 기대하지만, 다윗은 사울을 죽였다고 의기양양했던 아말렉 소년에게 했듯이 그들을 처형한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이 등장한다(4:4). 그가 다리를 절게 되었다는 것은 사울 왕위가 이제 이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울가의 생존이 이제 요나단에게 ‘인자'를 베풀겠다고 했던 다윗의 맹세(삼상20:14-17)에 달려 있음을 암시한다. 우리의 삶과 생존은 우리의 힘이 아니라 우리에게 영원히 인자를 베푸시겠다고 약속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달려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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