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32:16 - 34:22
여호와의 명령에 따라 조카 하나멜의 밭을 구입한 예레미야가 기도를 드린다. 그는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했지만 “슬프도소이다"라고 하며 그가 한 일에 대한 당혹스러움을 비친다(32:17). 예루살렘의 함락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밭을 사며 증인을 세우라는 말씀을 선지자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다 이해되지 않아도 순종하는 그의 믿음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모든 육체의 하나님"이신 여호와께서 예레미야에게 “내게 할 수 없는 일이 있겠느냐" 물으시며 응답하신다(27). 예루살렘의 멸망은 여호와의 무관심이나 무능력이 불러온 참사가 아니라, 유다와 예루살렘의 배반과 우상숭배가 초래한 여호와의 징벌적 재앙이다. 그러므로 예루살렘 함락이 끝이 아니다. 심판도 하나님 약속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은 다시 “그들에게 복을 주되" 여호와의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그들을 이 땅에 심으"실 것이다(41). 그리고 그 날에 사람들이 돌아와 다시 밭을 사게 될 것이다(43).
33장에서 예레미야가 아직 감금되었을 때 여호와의 말씀이 두 번째로 그에게 임한다(33:1). 예레미야에게 부르짖으면 응답하시겠고 “크고 은밀한 일”을 보여주시겠다고 하신다(3). 감금된 상태에서, 그것도 나라의 운명이 멸망 직전에 놓인 상태에서, 하나님은 선지자에게 영광스럽고 새로운 미래를 보게 하신다. 사람도 짐승도 살 수 없는 황폐한 땅에 웃음 소리와 찬양 소리가 들리게 될 것이다. 선지자는 성취될 그 나라의 영광을 미리 보고 듣는다. 결국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주셨던 약속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윗에게서 한 공의로운 가지"로서 나신 이가 “정의와 공의"로 그 나라를 다스릴 것이다(15). 하늘과 땅의 법칙이 깨지지 않는 한, 하나님의 언약도 깨지지 않을 것이다.
34장은 이제 바벨론의 예루살렘 공격이 시작되었음을 알린다. 여호와는 예레미야에게 시드기야 왕에게 전할 말씀을 주신다. 시드기야가 항복하면 그는 바벨론으로 끌려가겠지만 그는 평안히 죽을 것이다(4-5). 하지만 시드기야는 이 기회를 저버리고 결국 자기 눈 앞에서 아들들이 죽는 것을 보고 두 눈이 뽑혀 바벨론으로 끌려가 죽는다(39장). 시드기야는 이 시점에서 노예 해방을 단행하는데 나중에 뜻을 바꿔서 다시 그들을 끌어다가 노예로 삼는다(8-11). 지금까지 7년 되는 해에 노예를 자유롭게 하라는 법을 지키지 않다가 이제서 노예를 자유롭게 한 일도 순수하지 않았지만, 이후 다시 그들을 잡아 노예로 만든 것은 더 악한 일이었다. 심판이 이제 피할 수 없다. 마지막 은총의 기회마저 스스로 저버리고 만 것이다. 회개의 기회를 또 다른 불순종의 기회로 삼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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