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복음 1:26-3:38
세례 요한의 출생 기사에 이어 1:26-38는 예수님의 탄생 비화를 다룬다. 천사 가브리엘은 갈릴리 나사렛에서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자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아들이자 영원한 왕이신(삼하 7:12-16) 메시아 예수를 잉태할 것을(사 7:14) 알린다. 당황하던 그녀는 믿음으로 이뤄지길 고백하고, 엘리사벳을 찾으니 태중에 요한이 기뻐 뛰놀고 마리아에게 복이 있음을 반복해서 칭송한다. 그녀가 세상을 구원할 주를 찬송하니, 마리아도 강한 자를 낮추시고 비천하나 겸손한 자를 높이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1:57-80 세례 요한의 탄생과 사가랴의 예언이 이어진다. 엘리사벳은 아들을 낳고 이름을 요한이라 하고, 사가랴가 동의하니 다시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는 하나님께서 언약에 따라 세상을 구원하는 일에 요한이 선지자로서, 오실 메시아의 길을 예비할 것이라(사 40:3; 말 3:1) 예언한다. 하나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긍휼하심으로 백성들의 죄를 사하고 구원을 준비하신다. 누가는 두 여인의 믿음을 돋보이게 하는데, 마지막 장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부활을 알린 여인들의 믿음과 쌍벽을 이룬다.
2:1-20 예수님의 탄생과 그 소식을 들은 양치기의 이야기를 다룬다. 인구조사를 위해(시 87:6) 요셉과 마리아는 베들레헴에 갔다가 아들을 낳는다(미 5:2). 양치기들은 구세주가 나셨다는 천사의 소식을 듣고, 아기를 찾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한다. 누가는 로마 황제의 탄생(아구스도의 아버지는 신이었다고 주장했다)과 황제 즉위를 묘사하던 “기쁨의 좋은 소식 (복음)”을 처음으로 아기 그리스도에게 적용하면서, 그분이 이루실 평화의 나라를 강조하고 있다.
2:21-40은 아기 예수의 정결 예식 내러티브를 다루는데, ‘율법’을 5회 사용한다(눅 16:17). 아기 예수의 가족은 율법 예식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간다. 죽기 전에 그리스도를 보리라던 성령의 말씀을 믿고 기다리던 의인 시므온은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한다. 만민을 위해 예비하시고 이방을 비추는 구원의 빛(사 42:6; 49:6) 되시고 이스라엘의 영광이시지만 고난의 표적이 될 것이다. 여선지자 안나도 아기의 메시아됨을 증거한다. 아기 예수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영육간에 강건하고 지혜가 충만한 가운데 성장한다. 2:41-52는 예수님의 성전 방문 이야기를 다룬다(사 11:2). 천사와 시므온이 말했던 하나님의 아들되심이, 성전을 ‘내 아버지의 집’이라 말하는 소년 예수님의 말과 연관된다.
3:1-4:13은 세례 요한의 사역과 예수님의 준비를 다루는데, 누가는 자세한 연대를 밝혀서 역사적 사실임을 주장한다. 3:1-14 광야에서 요한의 죄 사함받는 회개의 전파는 구약의 성취이며(사 40:3-5), 요단강에서의 세례는 새로운 나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요한은, 하나님 선민들이 일상의 탐욕과 폭력을 버리고 회개의 합당한 열매로써 나누고 먹이고 입히는 믿음의 자손이 되도록 촉구함으로써, 예수님의 길을 예비한다. 누가의 관점은 언제나 ‘낮은 자’와 ‘없는 자’를 향해 있음에 주목하라.
3:15-20 사람들이 자신을 메시아로 여기자 요한은, 곧 오실 주님은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시며, 심판의 주이심을 알린다. 헤롯 왕은 자신의 악행을 비판하는 요한을 옥에 가두는데, 이는 옛 시대의 마지막 선지자가 역사에서 사라지고, 새 시대의 시작을 여는 메시아 예수님의 등장을 알리는 장치다. 21-22 삼십세 즈음 예수님도 백성들처럼 세례받으시는데, 성령이 강림하시고 하늘은 그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아들임을 선포한다. 23절 이하의 족보는 아담과 하나님까지 올라가는데, 이는 예수께서 이방인을 포함한 만민의 구주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사명과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글. 김종필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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