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10:1-116:11
시 110편은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계신 주께서 다윗의 주가 되시며 하나님의 통치권을 실현하신다는 내용으로, 신약성경 여러 곳에서 장차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인용하는 시이다. 시편 자체의 맥락에서는 다윗 언약의 회복이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시의 화자는 다윗이며 그가 ‘내 주’라고 부르는 분은 신적인 존재로서 여호와로부터 ‘권능의 규’를 받고 여호와 우편에서 주의 나라를 통치하신다(1,2). ‘주의 권능의 날’에 주께 나오는 ‘새벽 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은 젊은이들의 순수함을 강조하기보다 주께서 모든 원수를 물리치는 날에 자원하여 헌신하는 무리들을 보여주고 있다(3). 한편, 4절에 등장하는 멜기세덱은 다윗의 후손으로 오시며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예수 그리스를 내다보는 약속이다(히5:1-10).
시 111편은 118편까지 이어지는 할렐루야 시편 모음집의 첫 시이다. 이 시들은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할렐루야’로 시작하거나 끝난다. 시인은 ‘정직한 자들의 모임과 회중 가운데서’ 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한다. 찬양과 감사가 개인을 넘어 공동체의 것으로 확장된다. 시인은 하나님의 행하신 일과 그분의 성품을 찬양한다. 이 시는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선언하며 마무리 되는데, 시 112편은 111편과 쌍을 이루면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을 가진 사람에 대해 묘사한다. 이 사람이 지닌 신앙적 성품은 111편이 서술한 여호와의 성품과 동일한다. 여호와를 경외하기에 여호와의 길로 행하는 성도의 모습을 매우 명확하게 서술한다. 그는 세상의 ‘흉한 소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이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다(7, 8).
시 113편은 하나님께서 높은 보좌에 계셔서 다스리시되, 겸손한 자를 높여서 그분을 대신하는 지도자가 되게 하심을 말한다. 삼상 2장에 기록된 한나의 기도와 매우 유사한 내용을 제시한다. “여호와 우리 하나님과 같은 이가 누구리요” 그분은 높은 곳에 앉으셨지만 스스로 낮추시는 분이고, 낮은 자들을 높이 세우는 분이시다(5-6). 빌 2장에서 말하는 바 “근본 하나님과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스스로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떠오르게 한다(빌2:6-7).
114편은 출애굽 및 가나안 정복 사건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은혜에 대해 서술함으로써, 구속 역사를 통해서 여호와의 통치가 실현되었던 역사를 잠시 되풀이 한다. 이 시에는 ‘할렐루야’라는 단어가 나오지는 않는다. 시인은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경험했던 맛사/므리바 사건을 떠올리며 “야곱의 하나님 앞에서 떨지어다”라고 명령한다.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떨며 순종하고 있는가.
115편은 열방이 섬기는 우상의 헛됨을 지적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중요성을 부각함과 동시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의 중요성을 다시 제시하며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언약 당사자의 범주를 확장한다. 시인은 우상이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며, 우상들을 만드는 자들과 그것을 의지하는 자들은 다 그와 같다고 선언한다(8). 누구든 자신이 경배하는 대상처럼 변해가기 마련이다. 우상은 우리를 도울 수 없으나, 하나님은 우리의 도움이시며 우리 방패가 되신다(7).
116편은 115편에서 사용된 죽음 모티프가 중심 주제로 등장한다. 여호와께서는 언약적 성실하심을 통해 그 백성을 죽음으로부터 건져주신다는 것이 이 시의 주 메시지이다. “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스올의 고통이 내게 이르므로” 시인은 여호와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평생에 기도하겠다고 고백한다(2-3). 하나님은 그 죽음의 자리에서 기도하는 이의 간구를 들으시고 그 영혼을 사망과 눈물과 넘어짐에서 건지신다(8). 한 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 때, 우리도 시인처럼 “내가 생명이 있는 땅에서 여호와 앞에 행하리로다” 결단하면서 새해를 맞이하자(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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