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묵상 본문 : 전 8 -11장
8장에서도 전도자는 지혜의 유익과 한계에 대해 논한다. 왕의 권세와 명령을 지키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때로는 불의한 권력에 저항해야 하지만, ‘무슨 일에든지 때와 판단이’ 있다. 문제는 그 때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 인간의 한계라는 사실이다.
전도자는 해 아래서 인간들이 하는 모든 수고와 그 안에서 발견되는 모순에 주목한다. 불의한 자는 칭찬을 받고, 의인을 기억해주는 자는 없다. 악한 일에 대한 징벌은 계속 지연된다. 이 모순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전도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즐거워하며 사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해 아래에는’ 없다고 선언한다. 인간의 유한함을 알고 해 위의 삶을 기대하는 자의 겸손함일 것이다.
9장에 이르러 전도자는 죽음의 보편성과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그 생명을 만끽하며 살라고 말한다. 세상이 모순으로 가득하지만, “시기와 기회는 그들 모두에게 임함"이고(9:11), 죽음은 의인과 악인 모두에게 동일하게 찾아온다. 죽음은 해 아래 행한 모든 것을 망각과 무로 돌리기에, 아무리 하찮더라도 삶은 죽음보다 값지다는 것이다. 전도자가 볼 때 죽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가장 훌륭한 전도자이자 설교가이다.
전도자는 결코 지혜를 무시하거나 터부시하지 않는다. 지혜는 유용하고 힘이 있다. 문제는 인간의 지혜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10장에서 전도자는 지혜의 위험성에 대해 말한다. 지혜는 강하지만, 인간의 유한한 지혜는 한순간에 모든 걸 망쳐버릴 수도 있다. 지혜로운 행동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지혜의 한계를 아는 자가 참 지혜자다. 이것을 아는 이는 말과 행동에 있어 조심하고 절제한다.
전도자가 볼 때 인생은 불확실하고 예측불가 하다. 수고의 대가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전도자는 그래서 포기하거나 허무주의에 빠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고 말한다(11:1). 그것이 언제 어떻게 어디서 돌아올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사를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모르는 것이 오히려 축복이다. 그러므로 그분의 일의 선함을 믿고, 선을 행하며, 오늘을 허비하지 않고 즐거워하며 살아야 한다. 그것이 순간을 영원으로 살아내는 길이다. 기억하자.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순간보다 소중한 선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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