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묵상본문 - 전도서 1-3장
전도자(코헬렛)는 ‘모든 것이 헛되다’는 선언으로 전도서 전체의 주제를 드러낸다. 이것은 허무주의나 비관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비되는 인간의 유한함에 대한 지혜자의 진술이다. 전도자는 인생이 짧고, 이 땅에서의 모든 수고는 한 줌의 바람과 같다고 선언한다. 입김이나 연기처럼 금새 사라지는 인간 삶과 현실에 대한 정직한 묵상이다. 그래서 ‘해 아래 새 것’은 없다. 인간이 아무리 수고하여도 그것은 이미 있던 것들이다. 새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새 것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가?
전도자는 이스라엘의 왕으로서 자신의 지혜를 써서 세상 모든 일을 탐구한다. 그러나 그 모든 시도 역시 바람을 잡는 것과 같이 허망하며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임을 깨닫는다. 이스라엘의 왕이어도 모든 일을 볼 수 없고 알 수 없다. 안다고 해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굽게 하신 것을 곧게 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지혜의 한계를 깨달은 전도자는 즐거움을 누림으로 인생의 의미를 찾기 위한 실험을 시도한다. 왕으로서 가진 모든 권력과 지혜를 동원해 다양한 즐거움을 추구하지만, 그 또한 헛되다는 결론에 이른다. 어느 정도 마음의 기쁨이 주어지지만 그또한 금새 사라지고 만다. 즐거움이 목표인 인생은 즐거울 수 없다.
전도자는 앞에서 지혜에 관해 연구한 결과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 특히 지혜에 대한 전통적인 평가에 대해 긍정하면서도, 결국 지혜자와 우매자의 동일한 운명을 강조하며 지혜의 한계를 드러낸다. 지혜는 우매보다 ‘상대적으로’ 유익하지만, 절대적 유익을 주지는 못한다. 지혜자도 우매자도 그들에게 닥친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
결국 전도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미래를 생각하다가 지혜와 즐거움과 인간의 모든 수고의 한계를 다시금 절감한다. 전도자는 자신의 수고의 결과가 지혜자일지 우매자일지 모르는 상속자에게 넘겨진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이 모든 것이 내 통제 밖에 있다. 마침내 전도자는 삶의 기쁨과 행복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는다.
3장에 이르러, 때에 대한 고찰을 통해 전도자는 시간의 한계에 갇힌 인간의 유한함과 그에 대비되는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깨닫는다. 다 때가 있는데, 인간은 하나님이 정하신 그 때를 알지도 못하고 바꾸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할 최선은 하나님이 때를 따라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심을 신뢰하며 매일을 사는 것이다. 의인과 악인의 심판의 때, 그리고 사람과 짐승 모두가 당할 죽음의 때가 있다. 그 때를 알 수 없는 인간에게 중요한 때는 바로 오늘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오늘을 살고, 선물로 주어진 오늘을 즐거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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