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2:11-4:22
이전 단락에서 하나님의 진노하심으로 시온 성과 성전과 지도자들이 철저하게 무너졌다고 탄식한 시인은 이 단락에서 시온의 멸망을 바라보는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표현한다. 시편의 탄식시와는 달리 시인은 여호와께 상황을 바꿔달라는 기원을 하지 않는다. 오직 현재의 상황이 얼마나 비극적인지에 대해서만 슬퍼한다. 그는 ‘눈이 눈물에 상하며’ ‘창자가 끊어지며’ ‘간이 땅에 쏟아’질 정도로 아파한다(2:11).
3장은 예레미야애가에서 가장 길다. 1,2,4장이 알파벳의 개수에 따라 22절로 구성된 것과 달리 3장은 각 알파벳의 철자마다 3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다른 장의 세 배 분량인 66절로 되어 있다. 3장은 여호와께로부터 받은 고난을 여러가지로 묘사한 1-18절과 누군가 여호와께 이야기하는 19-39절, ‘우리’끼리 하는 말인 40-41절, 우리가 여호와께 하는 말인 42-47절, ‘나’의 탄식인 48-54절, 그리고 ‘나’의 기도인 55-66절로 분류된다.
한 때는 막대기로 보호해주셨던 ‘나의 목자’가 이제는 종일토록 그 막대기로 나를 치신다(3:1). 하나님이 그의 대적자가 되어 곰과 사자처럼 나를 향해 달려드신다(10). “나의 힘과 여호와께 대한 내 소망이 끊어”지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다(18). 시인은 쑥과 쓸개즙 같은 고난을 기억하며 낙심하지만, 동시에 그 절망 속에서 그것을 마음에 둠으로 소망을 삼는다(19-20). 결국 시인은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고백한다(26).
나아가 시인은 “우리의 지난 행위들을 조사하고 여호와께 돌아가자”고 제안한다(40).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사’하고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인은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살피시고 돌아보실 때까지” 쉬지 않고 눈물을 흘린다(49-50). 예루살렘을 보시며 우셨던 예수님의 눈물과 같다. 3장의 후반부에서 시인은 자신이 깊은 구덩이에서 주의 이름을 부른다고 말하며(55), 주님께 억울함과 원통함을 호소한다(59). 그가 바라는 것은 주님의 정의와 공의다. 그 악인들이 ‘행한 대로 그들에게 보응’해 주시길 바라는 것이다(66). 나에게는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을 향해 이토록 아파하며 우는 선지자의 마음이 있는가?
4장에서 시인은 무너진 예루살렘과 유린된 성전으로 인해 슬퍼한다. 하나님 백성의 죄가 ‘소돔의 죄악보다’ 무거웠으니, 그들의 멸망은 피할 수 없는 마땅한 결과였다(6). 시인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시온 백성들의 참혹한 장면을 묘사하며, 이 모든 일이 ‘선지자들의 죄들과 제사장들의 죄악들 때문’이라고 고발한다(13). 하나님의 경고를 듣지 않고 거짓 평안을 외치며 불법과 불의를 일삼았던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다. 오늘날 교회의 지도자들은 어떠한가?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그들과 우리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는 회개의 주간으로 삼자.
참고:
<묵상과 설교> 2018년 3,4월호, 성서유니온
트렘퍼 롱맨 3세, <예레미야/예레미야애가>, 성서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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