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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목수일 하면서는 즐거웠다/ 송경동

작성자 사진: heavenlyseedheavenlyseed


보슬비 오는 날

일하기엔 꿉꿉하지만 제끼기엔 아까운 날

한 공수 챙기러 공사장에 오른 사람들


딱딱딱 소리는 못질 소리

철그렁 소리는 형틀 바라시 소리

2인치 대못머리는 두 번에 박아야 하고

3인치 대못머리는 네 번에 박아야

답이 나오는 생활


손으로 일하지 않는 네가

머릿속에 쌓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허술한 것이냐고

한 뜸 한 뜸 손으로 쌓아가지 않은

어떤 높은 물질이 있느냐고

물렁해진 내 머리를

땅땅땅 치는 소리


  • 송경동, <목수일 하면서는 즐거웠다>


예수님이 정말 목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목수의 아들이셨으니 보고 배우셨겠지요. 서툰 망치질에 걸핏하면 못이 휘고 손가락 때리기 일쑤인 저와는 차원이 다르셨겠지요. “2인치 대못머리는 두 번에 박아야 하고 3인치 대못머리는 네 번에 박아야 답이 나오는” 것쯤은 진작 깨우치셨을 테고요. 예수님을 못박던 병사는 그걸 알고 있었을까요?


한희철 목사님이 그러시더군요. 우리는 아는 만큼이 아니라 모르는 만큼 말하는 것 같다고요. 몸으로 살아본 적 없는 걸 너무 많이 말하며 살았습니다. 늘 노동의 현장에서 시를 써온 시인의 일갈이 물렁해진 제 머리를 땅땅땅 내려칩니다. “손으로 일하지 않는 네가

머릿속에 쌓고 있는 세상은 얼마나 허술한 것이냐고.” 하지만 예수님의 나라는 결코 허술하지 않습니다. 머리속에 쌓은 세상이 아니라, 그분의 몸으로 세우신 세상이니까요. 둘 사이에 막힌 담을 그 육체로 허시고 화목하게 하신 나라이니까요. 


이번 고난주간 새벽예배에 ‘십자가 위 주님의 몸'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주님의 얼굴, 눈, 귀, 입, 손, 발을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몸으로 오신 예수께서 그 몸으로 어떻게 사셨는지, 그 몸의 마지막 모습은 어땠는지 살펴볼 것입니다. 힘든 걸음이겠지만, 다들 오시지요. 주님의 몸을 매어 단 십자가 아래로.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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