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라, 모든 진실을,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
성공은 에두르는 데에 있다
우리의 허약한 기쁨에게 너무 밝은
진실은 너무 큰 놀라움이니
마치 친절한 설명으로 천천히
아이들의 눈을 밝히듯
진실도 차츰차츰 광채를 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눈이 멀고 말 것이다
- 에밀리 디킨슨, <말하라, 모든 진실을,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
‘비스듬히’란 말을 좋아합니다. 생명은 다 그렇다며, 공기에 기대고 있는 나무를 좀 보라던 정현종 시인의 <비스듬히>도 그렇고요. 에밀리 디킨슨도 좋아했을 것 같아요. ‘slant’를 ‘비스듬히'로 번역한 걸. 어감도 정겹지 않은가요?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Romain Gary)는 그의 소설 <여자의 빛>에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진실에는 난방 장치가 없어서 진실 속에서 사람들이 얼어 죽는 경우가 종종 있다오.” 사람들 간의 다툼은 늘 옳음이 부딪칠 때 생겨나지요. ‘난방 장치' 없는 옳음 혹은 진실 때문에 관계는 늘 얼어붙고 맙니다.
주께서 좀 속 시원하게 답을 주시면 좋으련만, 싶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너무 큰 놀라움'이어서 주님은 언제나 그분의 진실을 비스듬히 말씀하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 눈이 멀고 말 테니까요. 우리도 그분의 어법을 좀 배우면 좋겠습니다.
아, 사도 바울도 그랬지요. “Speak the truth in love 진리를 말하라, 사랑 안에서”(엡4:15).
(손태환 목사)
목사님의 글이 너무 마음에 닿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그분의 어법을 배우고, 또 그렇게 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