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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heavenlyseed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 이윤설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네모난 작은 새장이어서

나는 앞발로 툭툭 쳐보며 굴러보며

베란다 철창에 쪼그려 앉아 햇빛을 쪼이는데


지옥은 참 작기도 하구나


(중략)


평생을 소리없이 지옥의 내장 하나를 만들고.

그것을 꺼내어보는 일

앞발로 굴려보며 공놀이처럼

무료하게 맑은 나이를 꺼내어보는 것

피 묻은 그것


내가 살던 집에서 나와보는 것 


너무 밝구나 너무 밝구나 내가 지워지는구나


  • 이윤설, <내 가슴에서 지옥을 꺼내고 보니>


마음 속에 지옥을 안고 사는 이들이 너무 많네요. 마음 속 지옥은 얼마나 크고 어두운지. 그런데 막상 지옥을 가슴에서 꺼내어 보니, 그저 네모난 작은 새장이에요. 공놀이 하듯 앞발로 툭툭 굴려보니, 지옥은 참 작기도 하네요. 가슴 속에 지옥을 만들고 그 속에 갇혀 살았는데, 거기서 나와 세상을 보니 이렇게나 밝고 또 밝다니. 


두려움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두려움에 직면해야 해요. 마음 속 두려움을 꺼내어 보는 것이지요. 거기에 빠져 있지 말고, 그 놈을 꺼내어 공놀이 하듯 이리저리 굴려 보며 관찰해 보세요. 막상 꺼내 놓고 보면, 이렇게 말하게 될 지도 몰라요. 


이 녀석, 참 작기도 하구나. 


야곱은 그토록 두려워했던 형 에서를 만난 후에 이렇게 말했지요. “형님의 얼굴을 보니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습니다"(창 33:10). 두려움의 감옥에서 빠져 나와 보면, 두려움을 내 가슴에서  꺼내어 보면,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몰라요. 심지어 거기서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도 있다니까요.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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